euro247 체르니우치(Chernivtsi), 측지아크[U], 스트루베 서부, 우크라이나, D+247, 이동

기온 영상 11도 오늘은 키예프를 떠나 우크라이나 남쪽 국경 근처에 있는 체르니우치로 가는 날이었다. 2014/4/5, 화요일, 맑음 9:30에 출발. 여기는 우크라이나 키예프를 떠나, 체르니우치로 여행중인 부분입니다. # 이 글은 347일간(2015/8/2 – 2016/7/13) 제 차를 타고 유라시아 횡단 여행을 한 여행기의 일부입니다.

시내 구간에서는 큰 문제가 원래 없었고, 시내를 벗어 나면서 문제가 조금씩 드러났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도로아미타불이었다. 차를 수리한 이래 장거리를 처음 가 보는 것이라 상태가 어떤지 궁금하였다.  체르니우치에도 UNESCO 세계유산이 하나 있었고, 가는 길에 예전에 노르웨이 함메르페스트에서 보았던 스트루베 측지아크들의 일부인 우크라이나 지역의 것이 몇 개 있어, 가면서 그걸 볼 수 있는 한 보고 가기로 하였다.

가다가 생각해 보니 그 엔지니어가 연료의 문제라고 했던 말이 떠올랐고, 가능하면 연료를 새것으로 희석해 버리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경고등은 들어오지 않았다. 그러나, 한 시간쯤 달린 후 부터 차의 반응이 조금 더딘 느낌이 있었다. 처음에는 경고등도 없었고, 잘 가는 듯했다.

러시아에 있을 때는 주유소에 가면 Ebpo가 적혀있는 디젤과, 그 표시가 없는 디젤이 있는데, 가격차가 좀 있어(Ebpo가 더 비싸다) 표시가 없는 것을 넣었었으나, 큰 문제는 없었다. 약 30L 넘게 들어갔는데, 결과적으로 이전의 연료가 1/4 정도는 섞여 있는 셈이었다. 그러나, 보이는 주유소에 들어가 Ebpo(Euro) 표지가 붙어 있는 디젤유를 넣었다. 연료계를 보니 아직 세 칸 정도가 남아 있었다.

그런데, 한 15분이 지나고 나니 반응이 이전보다는 좀 좋아진 듯했다. 여전히 반응이 느리고, 가속이 잘 안됐다. 급유를 한 다음에도 한 15분간은 별 변화가 없었다. 당시에 한 주유소에서는 Ebpo가 적힌 것으로 넣으라며 나에게 안내해 준 곳이 한 곳 있었다.

 그러다가, 열 두시가 넘어 점심을 먹어야 했고, 적당한 곳이 없어서 한참을 가다가 보이는 핫도그와 햄버거 그림이 그려져 있는 주유소로 들어갔다. 다만, 아무 문제가 없던 정도로 그렇게 시원시원하게 차가 가는 건 아니었다. 어쨌든, 반응이 좀 좋아져 그나마 추월도 할 수가 있었다. 아마도 한 15분간은 이전의 연료가 파이프 안에 들어가 있었고, 이후에 새 연료가 들어가면서 좀 좋아진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였다.

노면이 좋지 않다. 고속도로 남쪽 방향으로 달리는 고속도로가 아닌 도로들. 경고등도 꺼져 있는 상태. 도심을 빠져나갈 때는 별 이상이 없었다.

나는 제일 긴 것으로 하고, 김밥은 그보다 조금 짧은 것으로 먹겠다고 하였다. 안에 들어가니 햄버거나 샌드위치는 없고, 좀 긴 핫도그만 있었다. 점심 먹기:한 시 반이 넘어 한 주유소에 들어가 차를 세웠다. 시베리아 횡단 도로가 이 수준인 곳이 많다.

갑자기 원상회복이 된 듯 하였다. 점심을 먹고 차를 출발시켰는데, 차의 반응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 여기는 유럽처럼 주유소에 까페가 복합되어 있지는 않았으나, 밖에 아무렇게나라도 앉을 수 있으니 다행이었다. 콜라와 커피를 각각 주문해서, 주유소 밖에 앉아 먹었다.

차를 세운 동안 연료가 잘 섞여서 품질이 좋아졌을까. 연료의 문제가 맞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왜 차를 세웠다가 다시 출발하니 좋아진 것인지는 설명할 수 없었다. 앞차의 추월도 가능하고, 이전처럼 오르막에서의 추월도 시원시원하게 되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그래도 추월이 되긴 됐다는 거다. 처음 증상이 생길때 만큼은 아니었으나, 추월이 어려웠다. 그러나, 또다시 한 시간 이상 주행하고 나니 반응이 더뎌졌다.

다만 차의 반응은 좋아졌다, 나빠졌다했다. 결국, 두 시쯤 부터는 다시 엔진 경고등이 켜졌다. 블로그에 댓글을 달아주시는 여러분들 중에 비슷한 증상을 겪으셨던 분께서는 서비스센터에서는 그냥 왠만하면 그냥 타고다니라는 말을 들었다고 할 만큼, 주행을 하는데 있어서 기관계통에 아주 치명적인 문제는 아닌 듯해서, 나도 그냥 마음을 편안하게 먹고 가기로 하였다. 정속도보다 약간 더 가속이 붙어서 추월이 되는 정도였으나, 과감한 추월을 시도할 정도는 안됐다.

MY플레이스 가기 팝업 닫기 전화 상세보기 스트루베 측지 아크는 과학자 스트루베가 지구의 크기와 모양을 재기 위해 노르웨이 북단 함메르페스트에서, 우크라이나의 흑해연안(당시는 러시아제국)까지 측량지점을 세운 것을 말한다. 팝업 닫기 ‘내 장소’ 폴더에 저장했습니다. 스투루베 측지 아크: N49 19’50”, E26 40’55” Т2302 Т2302, Khmel’nyts’ka oblast, 우크라이나 저장 관심 장소를 MY플레이스에 저장할 수 있어요. 아직도 첫 번째 목적지는 좀 남아있는 상태였고, 나도 약간 어지러운 듯한 느낌이 다시 들었으나, 다행히 아주 나빠지지는 않았다.

기념물이래야 삼발이 다리 위에 우크라이나의 깃발이 그 측량지점 위에 서 있고, 그 외에는 그 앞에는 지점의 좌표와, 뒤쪽에 측량을 하고 있는 스트루베의 그림이 그려져 있는 석판, 그리고 차도에서 그 지점까지 갈 수 있는 길과 계단이 있다. 길에서도 매우 가까왔고, 지도상의 기념물이 있는 지점은 정확했다. 여기는 MapsWithMe 상의 지도에 기념물이 있는 것으로 나오는데, 그만큼 찾기가 쉬웠다. 우크라이나에는 흑해연안까지 총 다섯 개의 측량점이 있는데, 이번 경로 상에 그 세 개가 인근에 있어, 경로상의 남쪽에 있으며 경로에서 그리 멀지 않은 두 지점을 가 보기로 하였고, 이것이 첫 번째이다.

스트루베는 지구의 모양을 밝히고, 그 크기를 측정하여 어떤 보람을 느꼈던 것인지, 스트루베와 아무 상관없는 나는 작은 한 인간이 거대한 지구에 표시해 둔 지점들을 다니며 스트루베의 보람이 무엇이었을까를 고민하며 다니고 있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스트루베의 방법이 아니라도 지구의 모양은 인공위성에서 명확하게 알 수 있게 되었고, 그 크기도 매우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는 다른 방법들이 개발되었다. 지구의 크기와 십자가는 무슨 관계인지 김밥군이 물었으나, 명확한 대답은 할 수 없었다. 재미있는 것은 그 앞에는 정교회 형식의 십자가도 서 있다.

온통 구덩이가 파지고, 심지어 비포장 도로들도 나타났다. 길은 정말 나빴다. 이쪽은 아까 지점에서 들어왔던 길을 돌아 나갔으면 더 빨리 갈 수 있었을 텐데, 괜히 남쪽으로 방향을 돌려 나가는 것이 낫다고 판단해서 결국 좀 더 멀리, 더 나쁜 길을 달리고 말았다. 스트루베 측지아크: N49 08’55”, E 26 59’30″그냥 가려다, 지도에 아무 표시가 없는 지점은 어떻게 되어 있는지가 궁금해서 근처에서 가장 가까운 다른 지점을 가 보기로 했다.

정말 지도상에는 기념물 표지가 없는 지점이어서 아무것도 없는 것인지 아무것도 없고, 밭에서 밭가는 농부와 트랙터만 보였다. 그런데, 그 지점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아무 생각없는 나는 꾸역꾸역 그 지점에 접근하였고, 결국 지도상의 넓은 대로에, 그 지점의 옆이라는 곳까지 왔다. 이러다 엔진 상태도 안좋은데 길에서 타이어라도 터져 버리면 어쩌나 하는 걱정들이 사실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래서 차를 세우고 내려, 그 지점으로 밭 옆으로 난 길같은 곳으로 가 보니 역시 석판이 있었다. 그렇게 차를 돌려 가면서도 지도상에 표시해 둔 지점을 계속 보고 가다 보니, 아까 본 석판과 비슷한 것이 길에서 먼 쪽에 아슬아슬하게 있는 것이 보였다. 차에서 내려 아무리 둘러봐도 아무것도 없어, 그냥 가야겠다 생각하고 목표를 숙소로 잡아 차를 몰고 가다 보니, U턴을 해서 가는 것이 맞아 차를 돌렸다. 아까의 지점과 공통점이 있다면 인근에 공동묘지가 있는 것이었다.

정확히 어딘지 알 수가 없었다. 그렇지만, 이게 스트루베 측지아크라는 것은 분명했다. 뒤쪽에 그림은 없고, 석판에 영어 표기도 없었다. 다만, 여기는 아까처럼 삼각형의 구조물이나, 깃발이 없었고, 측량지점을 표시한 시멘트 구조물이 땅에 박혀 있고, 그 앞에 아까와 비슷한 석판에 좌표가 표시되어 있었다.

어딘지. 공통점은 인근에 공동묘지가 있다는 것. 우크라이나도 농촌의 길이 참 넓다.

측량 지점 저 멀리 길에서 이걸 보고 온 나도 신기하다. 저 끝에 뭔가 있는게 보였다.

길은 아주 좋지는 않았지만, 아주 나쁘지도 않아, 왕복 2차선 정도의 길이 쭉 이어졌다. 마지막 측지아크에서 숙소까지는 160km 정도 되었다. 그럭 저럭한 길을 달리는 중 오늘의 숙소: Hotel Kaiser @ 체르니우치엔진 경고등이 켜진 채로 그대로 달렸다. 가는 길 내내 길 옆으로 닭들, 오리들이 방목되고 있었다.

다시 길 가에 차를 정차시키고 부킹닷컴 앱으로 숙소의 사진을 보니, 차를 세운 지점에서 한 50m 전방에 비슷한 건물이 있어 차를 몰고 가니 거기가 맞았다. 꾸역꾸역 달려 목적지 근처에 왔는데, GPS로 찍어둔 지점에 호텔이 있지 않았다. 보통은 추월할 땐 아주 재빠르게 옆을 지나가는데, 그런 것이 잘 안됐고, 옆으로 지나갈 때 거의 정속으로 지나가는게 문제는 문제였다. 시원시원한 추월은 안됐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는 추월이 되었다.

한마디 말 없이 열쇠를 들고 따라 오라는 제스쳐를 보였고, 우리도 묵묵히 따라갔다. 묵묵히 예약 내용을 찾고, 내가 숙박비 1000을 들고 있으니 돈을 받아 가셨다. 아마도 말이 안통할거라 처음부터 판단한 듯 하였다. 리셉션으로 들어가니 아주머니가 앉아 계시는데 말을 안했다.

아마도 여름에 다녔다면 아주 힘들었을 것이다. 사실 서유럽에 우리가 묵었던 숙소는 이런 장비들이 거의 없었다. 냉장고도 있었고, 에어컨도 있었다. 방은 넓고 좋았다.

아직도 잘 이해가 안되는 점은, ‘recipt’를 잘 이해하지 못하는 곳이 많다는 것이다. 김밥이 스마트 패드를 보고 ‘receipt’에 p가 빠졌다고 해서 내가 그걸 수정을 하였는데, 그제야 그 남자 직원이 ‘bill?’ 이라 하기에 ‘yes’해 줬다. 거기 근무하는 남자 직원이 영어가 좀 되었는데, 이상하게 그도 그걸 보고 이해를 잘 못했다. 체크인을 하고 그녀는 휙 사라져 버렸는데, 영수증을 받아야해서 구글번역기에 영수증을 주세요를 들고 내려갔는데, 내가 receipt를 receit 로 적어서 그런지, 번역한 것을 보고도 무슨 내용인지 전혀 알지 못했고, 그녀는 내 스마트패드를 들고, 위층의 식당으로 갔다.

비용은 225가 나와, 우리돈으로는 11000원 정도 나왔다. 당시에 가지고 있던 현금이 얼마 없어서 메뉴에 가격을 미리 확인하고 들어가서 김밥은 돼지고기 스테이크를 200g 먹고, 나는 보르쉬에 빵 네 조각을 주문하고, 공통으로 그릭 샐러드를 주문했고, 음료로는 사과 쥬스와 콜라를 주문했다. 어쨌든 영수증은 받았고, 저녁은 나가서 먹으려다가 호텔 식당으로 갔다. 서유럽에 있을 땐 대부분 ‘bill, please’로 했고, 그 말을 못 알아들으면 ‘receipt’라고 재확인 한 적이 있다.

키예프에스 체르니우치까지, 589km.   주차장은 앞에도 있고, 뒤에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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